요즘 나는 박사 졸업을 1-2년 정도 놔두고 지금 하는 일에 대해서 번아웃이 온 상태이다. 그렇다고 그만둘 수도 없는 게 전문 연구요원으로 복무 중인 상태이고 여러 가지 가능한 미래 시나리오중에 하나로 내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만들어낸 게 아닌가? 불평불만하는 건 올바르지 못한 선택이다. 시간도 엄청 많이 남은 것도 아니고 (물론 평생 이 일을 하라면 못할 것이다) 인간관계도 나쁘지 않고 견딜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문제는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번아웃을 어떻게 물리치고 내 일을 최대한 즐기면서 남은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와중에 "일의 철학"이라는 책을 만났다.
아직 전부 읽지는 못했지만 가치관이 흔들리면 안 된다 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몇 가지 실습해볼 만한 게 있어서 이 블로그에 적어본다. 최근에 굉장히 운이 좋게도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삶은 살고 계신 교수님과 밥 한 끼를 할 기회가 생겼는데, 그 교수님께서 내가 평소에 작성하는 커리어 로드맵과 인생 계획도 좋지만 항상 미래는 불확실한 것을 인정하고 선택의 갈림길에 설 때에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가치관을 확실히 하라고 코멘트를 해 주셨다. 그 해답도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추가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유연한 대처를 잘 풀어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안티 프레 질도 읽고 있는데 차후에 리뷰를 해보겠다. 각설하고, 오늘은 앞서 말한 가치 관중 직업관과 인생관을 정리하게 도와주는 몇 가지 질문들에 대해 간단히 대답해보는 실습을 해보겠다. 출처는 빌 버넷, 데이브 에번스의 "일의 철학"이다.
1. 직업관
1) 왜 일하는가?
:일에는 상황이나 과거의 나의 결정에 의해해야만 하는 일 (have-to)가 있고, 마음을 끓게 할 수 있는 내가 원해서 하는 일 (want-to)가 있다. 때론 want-to를 위해 have-to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궁극적인 일은 want-to라 생각하고, want-to 일을 하는 이유는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다. 나에게 자아실현이란 "선한 영향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가 있고, 산업에서 해당분야에서 기회를 포착하면 작은 사업을 해보고 싶다. 물론 그 결과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제공해야 한다. 이런 일들을 벌이려면 내 성격상 어느 정도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야 한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능력을 이용해서 경제적 자유까지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찾아서 10년 이내에 달성할 것이고, 그다음부터 want-to를 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내가 현재 하는 have-to 일을 하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커리어 (기술, 경험, 네트워크)를 쌓고, 단기적으론 시드머니와 생활비 조달의 목적이 크다.
2)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 나의 인생의 큰 그림을 위해서 일한다
3) 나에게 일이란?
: 자아실현의 수단
4) 일이 개인과 사회에 어떤 관련이 있어야 하나?
: 내가 일을 함으로써 개인과 사회가 "고마움"을 느끼면 된다
5) 바람직하거나 가치 있는 일의 정의 기준은?
: 여러 사람이 "고마워" 해줘야 한다. 그리고 현실적이어야 한다.
6) 일과 돈의 연관성?
: 여러 사람이 고마워해 주면 돈은 따라오게 되어있다 (ex. 100만 유튜버는 100만 명이 고마워하기 때문에 그 돈을 받는다) 당장 나한테는 돈은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아직 일 자체가 자아실현이 아닌 자아실현이 일이 되기까지 연결해주는 수단의 성격을 갖는 단계에서는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내 자아실현을 방해하면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돈을 아무리 많이 줘도 돈 쓸 시간이 없다면 의미 없다. 자본주의에서 중요한 건 연봉이 아닌 시급이라 생각한다.
7) 일과 경험/성장/성취와의 관계는?
: 내가 하는 일이 저 3개 중에 하나라도 만족을 못 시킨다면, 평생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2. 인생관
1) 당신은 왜 여기 있나?
이왕 태어났으니 자아실현하고 멋지게 살다 가려고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다.
2) 삶의 의미와 목적은?
경제적 자유를 등에 엎고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사람
개인적으론, 지구 모든 곳을 경험하면서 다양한 경험 쌓기
3) 개인은 다른 사람들과 어떤 관계인가?
수요와 공급, give and take의 관계를 베이스로 한다. 여기에 감정이 얽히고설킨 복잡계이다. 인적 자본가가 되는 길은 성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앞서 정의한 관계를 바탕으로, 나의 인생에 시너지가 되는 사람들을 모으면, 목표하는 바를 좀 더 빠르게 이룰 수 있고 이것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물론 나에게 도움이 될 인간상을 사전 정의하고 색안경을 끼고 사람을 평가하면 위험하니 조심해야 한다. 반대로 무지성 수용하는 것도 시간낭비가 될 수 있다. 이 사이의 threshold를 정하는 것은 미묘하며 어려운 일이다.
4) 가족과 국가는 내 삶에 어떤 의미?
: 가족은 지금 나를 만들어준 고향 같은 곳
: 국가는 처음 태어난 곳, 지금 머무는 곳
5) 선과 악의 정의?
: 남에게 피해를 주느냐 마느냐 & 나에게 피해를 주느냐마느냐
둘 다 안 줘야 선이고 아니면 악이다.
6) 초월적 존재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
: 내 삶을 사는데 에도 바빠서 믿지 않는다.
앞으로 바뀔 수도 있지만 좋은 질문들인 것 같아서 정리해본다. 이제 여기 인생관과 직업관을 비교하며 일관성이 맞는지 체크해보고 내가 만든 커리어 패스와 일관성 테스트를 하는 일이 남았다. 이건 크리스마스 때 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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