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황
상황이 여의치 않아 졌다. 경쟁 연구단체가 좋은 결과를 내서 우리 팀 최고 회의에서 내 데이터 오픈을 미루고 있다. 교수님들은 논문에 시뮬레이션 결과뿐만 아니라 데이터가 들어가야 졸업을 시켜준다는데 이게 실패하면 나는 이 생활을 6개월 더 해야 하고, 내 커리어랑도 멀어지는 것이다. 마지막 블로그글을 쓰고 이 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신적으로 온전하지 못해서 글을 잘 못 올렸다. 수시로 번아웃이 오고 때로는 미친 듯이 일에 몰두하기도 했다. 정말 나는 지금 내가 만나본 인생 중에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고 그 힘든의 원인은 불확실성이다. 어제에도 더 예상치 못한 일이 터져서 오늘 심하게 번아웃이 왔다. 오늘 이 번아웃을 느끼면서 나의 감정변화와 어떻게 이겨내려고 노력했는지를 적어보겠다.
번아웃 극복은?
지속되는 실패와 스트레스가 강한 기간에 예상치 못한 일이 터지면 번아웃이 온다. 그러면, 번아웃을 야기한 대상에 대한 정이 싹 사라진다. 예를 들면 학교인데, 주말에 출근하려 했는데 학교 가는 출근길까지 꼴 보기 싫어진다. 인간관계 네트워크도 머리 아파져 그냥 어디 조용히 박혀있고 싶어 진다. 머리에 부정적 필터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내 신세한탄을 한다. 왜 과거에 이 방법을 선택했을까, 내 단점이 무엇일까 등등. 물론 이런 자기부정도 나름의 객관화 프로세스를 거치기 때문에 내 단점을 정확히 파악하는 인사이트를 주긴 한다.
나는 행동보다 계획이 앞서고 꾸준함이 부족한 사람이란 것이 단점. 하지만 이 상태로는 머리로는 어떤 걸 해야 한다고 생각은 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고장 난 차를 타고 여행을 가는 것과 같은 일이다. 이 상태에서는 차를 고치는 게 우선이고 하루라도 빠르게 번아웃 회복에만 전념해야 한다.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은 평소에 좋은 습관과 좋은 환경을 많이 만들었는가이다. 번아웃 상태에서는 뇌의 시스템 2를 쓰기보단 시스템 1에 따라서 본능적으로 움직인다. 유튜브로 도파민을 얻으려 하고 쉬운 길을 찾으려 한다. 이때 유튜브 알고리즘에 전부 성장 관련된 영상이 나오면 번아웃을 빠져나오는 데에 유리하다. 또한 같이 챌린지를 하거나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인간관계가 있다면 내가 번아웃에서 빨리 나오는 데에 도움이 된다. 다시 생각해 보았다. 내가 평소에 대충 살았고 부정적인 인간관계를 만들었으면 이걸 벗어나기 참 어려웠겠구나. 스스로 토닥여보기도 하고 다시 인생에 충실하기로 한다. 결국 성공은 꾸준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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